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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인생] "미세먼지가 세포 자극…염증 생기고 독성산소 증가"

작성자 이지현 기자 입력 2017-06-20 14:19:30 수정 2017-07-14 14:57:58
명의 인터뷰 - 이상표 가천대길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황사마스크 쓴다고 해도 미세먼지 완전 차단 한계
공기 중 미세먼지에서 바이러스 아직 검출안돼
외출 자제 필요하지만 너무 예민한 반응 자제를

“미세먼지가 인체에 나쁜 영향을 준다는 것은 의학적으로 증명됐습니다. 작은 화학성분이 몸속에 들어가 기관지 폐 심혈관계 질환은 물론 안구 질환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이 이 같은 미세먼지를 막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서는 사회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상표 가천대길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사진)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다양한 성분의 미세먼지로 인해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폐섬유증 등의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같은 미세먼지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길병원은 지난해 폐센터를 열고 전문 클리닉을 운영하는 등 호흡기와 폐 질환 치료 역량을 높이고 있다. 길병원 폐센터장, 호흡기알레르기내과 분과장을 맡은 이 교수는 황사, 미세먼지 등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을 연구하고 있다. 천식과 알레르기, 호흡기 질환 등을 진료하는 이 분야 명의다.

황사와 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65세 이상 호흡기 질환 입원율은 8.84%씩 증가한다. 이 교수는 황사와 같은 미세먼지가 어떤 방식으로 인체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왔다. 이 교수에게 미세먼지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과 대처법 등에 대해 알아봤다.

▷미세먼지는 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나.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성분은 계절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발암물질이 많이 포함된다. 일반적인 모래 등은 인체에 해를 입히지 않는다. 호흡기 등을 통해 나쁜 물질이 걸러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물질이 잘게 쪼개지면 호흡기를 타고 몸속으로 쉽게 들어갈 수 있다. 이렇게 들어간 미세먼지는 상피세포, 폐세포 등을 자극한다. 이때 몸에 염증을 일으키는 사이토카인 반응이 일어난다. 독성산소로 불리는 활성산소 농도도 증가한다.”

▷미세먼지 농도가 심해지면 환자가 늘어나나.

“인천은 중국발(發) 황사가 가장 먼저 도착하는 곳이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면 천식 COPD 등의 환자들은 증상이 악화된다. 병원에 입원한 환자뿐 아니라 응급실을 내원하는 환자도 늘어난다. 황사가 심한 날이면 하루나 이틀 정도 뒤에 호흡기-알레르기 환자가 많이 생긴다. 이들을 검사해보면 폐 기능이 떨어지고 증상도 나빠져 있다.”

▷황사가 각종 감염원을 실어나른다는 가설도 있다.

“구제역 등 각종 감염질환이 증가하면서 중국에 있는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먼지 등에 섞여 날아오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있었다. 미세먼지 속에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 등 바이러스가 있는지 검사했지만 실제 검출되지는 않았다. 아직 과학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미세먼지가 심하면 알레르기 증상도 심해진다.

“천식에 걸린 동물 모델로 분석해보면 집먼지 진드기, 꽃가루 등으로 자극한다고 해서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이들 물질과 함께 미세먼지로 자극하면 알레르기 반응이 생긴다. 미세먼지가 보호막을 깨뜨리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미세먼지, 담배 연기 같은 화학물질이 알레르기 질환을 일으키는 데 시너지 작용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 황사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으로는 미세먼지를 차단하기 어렵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같은 감염병 방역을 할 때 쓰는 N95 마스크 같은 것을 착용해야 한다. 하지만 이 마스크는 사용법대로 잘 착용하면 10분 걷는 것도 어렵다. 호흡기 질환이 있는 사람은 사용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창 안과 밖의 오염물질 농도를 분석하면 안쪽의 농도가 바깥의 3분의 1 수준으로 낮다. 대도시는 도로 주변에 미세먼지가 많다. 이를 피해야 한다.”

▷외출 자제만으로는 불안해하는 국민이 많다.

“‘만병의 근원이 나쁜 공기’라고 소크라테스가 말했다. 공기 질에 대한 논의는 그 정도로 오래된 이야기라는 의미다. 사람의 몸은 자연 치유력이 있어 외부 자극이 있더라도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버텨낸다. 너무 과민하게 반응하지 말아야 한다.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건강수칙을 지키면 된다. 균형 있는 식사를 하고 운동을 해야 한다. 몸에 나쁜 것으로 알려진 활성산소는 음식을 먹을 때 소화 과정에서 생긴다. 활성산소를 막겠다고 음식을 먹지 않을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사회적 노력도 중요하다.

“시내버스 연료를 천연가스로 교체하고 도로변에 물을 뿌리면서 먼지 양이 많이 줄었다. 노후 경유차에 대한 정화 장치를 강화하는 등 여러 개선책이 진행되면 5~10년 뒤에는 많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이 중국에서 오는 미세먼지의 영향을 받는 것처럼 미국 서부는 아프리카 영향을 받는다. 세계적 논의가 필요하다. 호흡기 질환에 대한 교육도 해야 한다. 취약계층이 많은 어린이집, 영유아원, 요양시설, 요양병원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한 알레르기 교육도 필요하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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